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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으로 눈뜨기/영상, 시공간 새롭게 읽기

굿 윌 헌팅

  맥 데이먼과 벤 애플렉, 로빈 윌리엄스 명 배우들의 열연과 맥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탄탄한 각본이 더해서 정말 멋진 영화를 만들어 냈다. 각본에 두 배우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 실제 맥 데이먼이 MIT 영문학과 출신이었다는 것이 더 영화를 흥미롭게 실화처럼 느껴졌다.
 

시작은 매우 묘한 렌즈로 시작되는데 렌즈가 꺠져서 상이 여러개가 겹쳐져서 비추어 졌다. 영화를 본 후 가만히 생각해보니,  완벽했고, 남들보다 몇 배의 지식들을 제곱으로 갖춘 천재였지만, 자아 역시 분열되어 통합되어지지 못한채 뿔뿔히 흩어져 있는 주인공 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정신과 의사를 벌써 2명이나 퇴짜놓은 윌은 세번째 상담의사를 만나서 그의 천재적인 두뇌로 그림 한장을 보고는 뛰어난 분석력으로 그가 여자로 인해 슬퍼졌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 여자가 바람을 폈냐는 둥의 숀의 아픈 과거를 마구 난도질 한다. 그러고 다음 상담시간 .....


네가 어린애란 거야
넌 네가 뭘 지껄이는건지도 모르고 있어
- 알아줘서 고맙네요
당연한 거야. 넌 보스턴을 떠나본 적이 없으니까
- 그렇죠

내가 미술에 대해 물으면 넌 온갖 정보를 다 갖다댈걸?
미켈란젤로를 예로 들어볼까?
그에 대해 잘 알 거야.
그의 걸작품이나 성적 본능까지도.  하지만 시스티나 성당의 내음이 어떤지는 모를걸?
한번도 그 성당의 아름다운 천정화를 본 적 없을 테니까. 난 봤어

또 여자에 관해 물으면 네 타입의 여자들에 관해 장황하게 늘어놓겠지
벌써 여자와 여러번 잠자리를 했을 수도 있고. 하지만 여인 옆에서 눈뜨며 느끼는 행복이 뭔진 모를걸
넌 강한 아이야.

전쟁에 관해 묻는다면 셰익스피어의 명언을 인용할 수도 있겠지
다시 한번 돌진하세 친구들이여 하며!
하지만 넌 상상도 못해 전우가 도움의 눈빛으로 널 바라보며 마지막 숨을 거두는 걸 지켜보는 게 어떤 건지! 사랑에 관해 물으면 한 수 시까지 읊겠지만 한 여인에게 완전한 포로가 되어 본 적은 없을걸
눈빛에 완전히 매료되어 신께서 너만을 위해 보내주신 천사로 착각하게 되지
절망의 늪에서 널 구하라고 보내신 천사!
또한 한 여인의 천사가 되어 사랑을 지키는 것이 어떤 건지 넌 몰라
그 사랑은 어떤 역경도 암조차 이겨내지 죽어 가는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두 달이나 병상을 지킬 땐
더 이상 환자 면회 시간 따윈 의미가 없어져 진정한 상실감이 어떤 건지 넌 몰라
타인을 네 자신보다 더 사랑할 때 느끼는 거니까
누굴 그렇게 사랑한 적 없을걸?

내 눈엔 네가 지적이고 자신감 있기 보다 오만에 가득한 겁쟁이 어린애로만 보여
하지만 넌 천재야. 그건 누구도 부정 못해. 그 누구도 네 지적 능력의 한계를 측정하지도 못해
근데 그림 한 장 달랑 보곤 내 인생을 다 안다는 듯 내 아픈 삶을 잔인하게 난도질했어

너 고아지?
네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고 네가 뭘 느끼고 어떤 앤지 올리버 트위스트만 읽어보면 다 알 수 있을까?
그게 널 다 설명할 수 있어? 솔직히, 젠장! 그따위 난 알 바 없어. 어차피 너한테 들은 게 없으니까
책 따위에서 뭐라든 필요 없어. 우선 네 스스로에 대해 말해야 돼.
자신이 누군지 말야. 그렇다면 나도 관심을 갖고 대해주마.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지? 자신이 어떤 말을 할까 겁내고 있으니까
네가 선택해, 윌


굉장히 긴 대화였지만, 굉장히 감동깊었다.
삶을 살며 사람을 대할 때 생각해야될 태도에 대해서도 좀 더 돌아보게 되었고,.,,
무엇보다, 다른 의사들처럼, 자신에게 모욕을 준 그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그러나 비난하거나 비꼬지 않고, 그에게 가르침을 주었다는 것이 인간을 뛰어넘은 스승으로서의 높은 자세가 아니었나 싶었다.


   그리고 이어진 두번째 상담에선 기 싸움만 해대며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세번째 상담에선 윌이 겨우 입을 땠다. 숀 선생님은 스스로에 대해 말 하기 시작했을 떄, 딱 그만큼의 숀을 이해하고, 딱 그만큼의 자신의 삶의 지혜에 빗대어 이야기 해주었다. 장난스레 아내의 방귀 이야기로 한 바탕 실컷 웃었지만, 삶의 연륜에서 오는 지혜_( 어려운 질문을 한 상대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배려같은) 것이 있지 않았을까....???


멋진 추억이지. 그런 사소한 일들이 말야
제일 그리운 것도 그런 것들이야
나만이 알고 있는 아내의 그런 사소한 버릇들
그게 바로 내 아내니까
반대로 아낸 내 작은 버릇들을 다 알고 있었지
남들은 그걸 단점으로 보겠지만
오히려 그 반대야
인간은 불완전한 서로의 세계로 서로를 끌어들이니까
너도 완벽하진 않아
기대를 망치게 되서 미안하지만
네가 만났다던 여자 애도 완벽친 않아
중요한 건 과연 서로에게 얼마나 완벽한가 하는 거야
남녀 관계란 바로 그런 거지
이 세상에 모르는 게 없는 너라도 짝을 찾으려면 노력이 필요해.
내게서 그 방법을 배울 순 없을 거다.


나도 교수님에게 저렇게 사랑 고민을 털어놓으려 한 다면, 얼마나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