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설레임으로 눈뜨기/영상, 시공간 새롭게 읽기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영화)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한 동안 뭔가가 목구멍에 자꾸 차올라서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걸 견디기 힘들어 질 때 즈음 만난 영화. 보고났는데, 간질간질 거리는게 나아지진 않는다. 근데, 언젠가 가라앉고 말거란 걸 새삼 느끼고 만다.

 

주인공 혜란을 보고 있자니 나를 보는 것 같아 또 섬뜩했다.

(영화를 볼 때 마다 만나는 나의 새로운 모습들, 이런 발견이 재미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여자. 잘 살려고 애쓰는 여자. 그런데 잘 살지 못하는 여자.

세상을 향해 온통 보호막을 쳐대는 여자. 강한 척 엄청 애쓰는 여자.

솔직하지 못한 여자. 그런데 솔직함이 뭔지는 아는 여자.

 

 

 

 혜란은 참 못난 사람이다.

 그녀는 인구가 아픈 그녀를 위해 정성껏 사랑을 담아 보낸 그 약을 먹곤 인구 앞에 나타났다.

근데 대뜸 한다는 소리가 ' 약 얼마에요? ' 이다. '그러지마!' 나의 외침이 가슴에 메아리 쳤다.

몇 차례 웃으며 그런 그녀를 막아보려 하지만 결국은 돈을 내 놓고야 마는 그녀에게 그는 잔돈을 되돌려 보낸다.

 손에 땀을 쥐던 나의 가슴이 결국 철렁 내려앉고야 마는 순간이었다. 약국 문을 박차고 나오며 눈물을 쏟아내는 혜란은 분명 상처받았지만 되래어 가시돋힌 말 밖에 할 수 없는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길 바랬겠지? 그리고 그럴 수 없는 자기도 미웠을꺼다. 내가 그에게 그랬던 것 처럼. 하지만 늘 결말은 똑같더라. 그런 사람은 아무도 봐주질 않는 다는 것. 사랑하는 연인들 조차, 하물며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하지만, 혜란에게 "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그러니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을 정의해서는 안된다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다행히 그녀는 자신을 보호한다는 핑계로 주변사람들을 상처주고 결국은 그것이 자신을 상처주는 일이란 걸 깨닫는다. 그리곤 그에게 다시 찾아가 땀을 많이 흘리는 그에게 기름종이를 선물한다. 자신의 맘에 솔직한 순간, 모든 것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그들의 사랑이란 강물 역시도 흘러간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려 말하지면, 그들의 사랑은 미열과도 같았다. 진짜 영화나 드라마가 그려내는 그토록 뜨거운 사랑만이 진짜 사랑이 아니라고 나는 종종 생각한다. 뜨겁게 달아오르는 만큼 식어버리기도 쉽다는 것을 겪어봐서가 아닐까? 그래서 나는 요즘 저런 미열이지만 그 온기가 오래오래 따뜻하게 남는 사랑이 더 훈훈하고 가슴에 남았다.

 

 

 

 

 결국엔 그들은 만났겠지?

부모님을 잃고 혜란을 멀리 보내고서야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고 인정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는 깨달은 인구는 평생 죄책감에 시달렸던 '형은 짐" 이라는 사고를 진정 떨쳐내고 형과 함꼐 걸어나갈 수 있게된다. 혜란 역시 빚이라는 삶의 무게에 같이 찌들려 사는 가족과 진정 그 무게에서 벗어나는 길은 사랑임을 인정하고 동생을 행복한 마음으로 결혼시킨다. 그들이 스스로의 짐으로 부터 해방되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됐을 때 비로소 혜란이 초등학교 때 늘 듣던 '즐거운 우리집'의 노래가 '진짜 즐거운 우리집' 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얼핏 깨달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들은 진짜 사랑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까? 

 

 

 사랑한다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힘든일인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사랑하고자 하는 이유는 단 하나. 내 마음이 늘 사랑을 향하기 때문이겠지?

 

 내 사랑의 행보는 알 수 없지만,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언제 어느 순간에도 열심히 사랑해야 한다는 것. 그 것만 잊지 말자. 그러면 넌 충분히 멋진 사랑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 거야. 아쟈아쟈!! 화이팅^^ 혜란도, 인구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