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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Family"


  살면서 내가 철이 들었다는 것을 느낄 때가 가끔씩 있다. 그것은 내가 아직도 철부지 어린애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보다 가뭄에 콩 난듯, 뜸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한 번씩 찾아오는 그 묘한 감정은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그 때가 바로, '가족'을 생각하는 내 마음을 볼 때이다.

 가족이라는 존재는 참, 쉽고도 어렵고- 가볍고도 무거우며- 즐겁고 행복하면서도 우울하고 고통스럽다. 마치 삶처럼 말이다. 그래서, 너무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날도 많아 쉽고 가볍게 외면해버릴 수 있지만, 뗄레야 뗼 수 없는 그래서 풀어내기 너무 어려운 존재이며~ 행복한 추억을 삶의 무게만큼이나 농밀하게 쌓아놓은 소중한 존재이다. 

 하지만, 내가 가족의 의미를 되집어 보면서 가족이 삶과 직결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챘음에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엔 낯설다. 역시나- 핏줄을 기반으로 하는 민족의 자손이여서 그럴까??........ 

 그런 나였기에, 영화 ' 파인딩 포레스터 '의 마지막 즈음, 은둔작가 포레스터가 자말을 변호하기 위해 세상밖으로 나와 강단에서 읽은 자말의 편지는 내게 가장 인상깊은 대사로 새겨졌다.


가족을 잃는 것,

가족을 잃는 것은 우리에게 우리 가족을 찾도록 강요한다

항상 가족이 우리의 핏줄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이 같은 핏줄이 될 수는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새로운 가족을 위해 우리의 문을 열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를 지도해주는 아버지를 갖게되고

우리를 격려해주는 형을 갖게되고 ...........


 수 많은 명장면을 가진 영화지만, 이 편지가 그들의 관계를 가장 극명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살면서 수 많은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는 선생님이 학생의 재능을 발견해주고 키워주는 것 이외에도,  서로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마음에 문을 열고 다가갈 수 있을 때, 서로의 그리고 각자의 꿈을 발견하고 삶을 살아가는 용기와 힘을 얻게 되며, 사회 속에서 또 하나의 가족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 것은 살면서 얻게된 상처로 인해,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가 없는 늙은 스승을 세상 밖으로 안내해주고, 그가 삶을 반추하면서 아직도 아물지 않아 두려움으로 가득한 상처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스승 포레스터가 이성으로 깨닫고 그의 책에 쓴 글귀이나, 결코 마음으로 치유할 수 없었던 그 부분을 지적해주는 장면,


                          " 먼저간 자들의 죽음이 남은 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지는 않는다 ".
                             선생님이 책에서 그렇게 말하셨잖아요 -

  아직은 자신을 글로 표현해내기 망설이는 자멀에게 가슴으로 쓰고, 머리로 다듬어라는- 즉, 감성과 이성을 통합시키는 글쓰기의 기본 핵심을 알려주는 선생님 포레스터


          " 글은 마음으로 쓰는거야 나중에 수정은 머리로 하고 "


  그 두 사람의 모습은, 자못- 내가 생각하고 봐왔던 스승과 제자의 모습이 아니라, 진정 친구였으며- 세상에 생긴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 실제로 포레스터는 자멀에게 고인이 된 후, 그에게 편지 한 장과 함께 자멀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겨있으며, 가족을 그리워하며 돌아온 고향같은 곳 브롱스의 집과 그의 작품들을 자멀에게 남긴다. 재산 때문이 아니라, 가장 정서적으로 가깝고 자신을 이해해준 사람이기에 자신의 삶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고 자신이 꿈꾸웠던 것을 이어가주길 바랬을 것이기 때문이다. )

  이제 영화는 내게 가족처럼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일부분이 되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길에 만난 사람 역시 가족만큼이나 자신을 성장 시켜나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촉매제이며 삶의 즐거움이자 기쁨임을 깨달으라고 안달이다. 나도 그렇게 된다면 가뭄에 콩 난 듯 느꼈던 내가 철들었다는 생각을, 내가 성장했다는 생각을 좀 더 많이 할 수 있겠지............??????? 머뭇거릴 때 즈음, 삶의 겨울이 되어서야 함께 꿈꿀 수 있는 누군가를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며, 지금 당장 시작해야하는 것이라는 걸, 포레스트는 알려준다. 17살 밖에 되지 않은 주인공에게. 23살 밖에 안된 나에게.
 

{친애하는 자말에게. 한때 난 꿈꾸는 걸 포기했었다. 실패가 두려워서, 심지어는 성공이 두려워서. 네가 꿈을 버리지 않는 아이인 걸 알았을 때, 나 또한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지. 계절은 변한다. 인생의 겨울에 와서야 삶을 알게 되었구나. 네가 없었다면 영영 몰랐을 거다. - William Forrester}

  요즘 스승과 제자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를 자주 보면서, 마음이 따뜻하긴 하지만, 한편으론 유치원,초,중,고 그리고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앞둔 나에겐 없었던 이야기이기에 허탈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나처럼 느끼지 못할 이들을 위해, 소통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이 영화를 빌려서 " 새로운 가족을 위해 우리의 문을 열 줄 아는 지혜" 를 서로 가질 수 있도록 다리역활을 해 줄 수 있다면- 그 것 또한 기쁜일이며, 내가 꿈꾸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을 향해 돌진이다.........아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