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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정길 위에서,/부산, 투박함과 세련됨 사이

민주열사의 정신을 간직한 민주 공원[Pop Busan Reporter]



민주열사의 정신을 간직하다

부산 영주동_민주공원
 
등록일자 : 2010-01-06 
                                                                                                              

새해가 또 다시 시작되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신년계획은 필수다. 그러나 거창하게 새웠던 신년계획도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기 일쑤. 추운날씨에 집에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몸도 둔해지고 마음도 해이해지기 십상이다. 이럴 때 일수록 방학이 시작됐다고 숙제를 하루하루 미루고 빈둥대는 아이들, 집 안에 틀어박혀 공부만 하고 있는 친구들과 조용히 나들이를 나가는 것은 어떨까?

부산시 중구 영주동에 위치한 민주공원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성찰하며 그 정신을 계승해오고 있는 공간이다.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 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엄숙하고 무서운 느낌이 먼저 떠오르지만 민주공원은 1999년 개관 이후 지역주민과 부산시민들 가까이에서 함께 호흡하며 편안한 모습으로 존재했다.

민주공원의 입구에 들어 서면 평화로운 공원의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2010. POPBUSAN


언덕길을 올라와 맞게 되는 중앙공원의 광장과 조각공원을 지나면 민주공원으로 가는 길이 있다. 소규모 발전소를 설치해 매해 그 수익금으로 공익사업을 하고 있는 시민햇빛발전소부터 민주공원이 시작된다. 2007년 2월 15일 용두산 공원에서 이전한 4.19 위령탑을 비롯해서 다양한 기념조형물들이 설치되어있다. 또한 민주항쟁 기념관 내부에는 다양한 전시공간이 있다.


▲ 여러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는 민주공원 상설전시관의 모습.

2010. POPBUSAN


 상설전시관인 ‘늘펼쳐보임방’은 민주주의의 역사와 희생자들 통해 민족을 넋을 간직하고자 하는 공간이다. 매달 다양한 주제와 장르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잡은펼쳐보임방’(기획전시실)과 큰방, 작은방(중소극장)도 있다. 현재는 ‘늘펼쳐보임방’을 제외한 다른 곳은 문화행사 일정이 없다. 민주공원 교육문화팀 서희원(남, 44) 씨에 따르면 현재 '늘펼쳐보임방'을 제외한 다른 곳은 문화행사 일정이 없다. 그는 “3월 이후에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라고 추후 전시계획을 밝혔다. 건물의 중앙에 설치된 ‘뜻기림횃불’은 밤에 조명을 밝혀 횃불이 타오르는 모양을 멀리서도 볼 수 있다. 건물 주변에 둘러 쌓인 ‘들꽃나무뜰’은 사계절 내내 형형색색의 빛깔로 공원을 뒤덮는다.


▲ 곳곳에 마련된 위령탑과 전시 공간.

2010. POPBUSAN


 민주 공원 맞은편에는 충혼탑도 우뚝 솟아 있다. 충혼탑은 광복 후 대한민국 건국이 후 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부산 출신 애국전몰용사들의 영령을 모시고 있는 곳이다. 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배려한 계단길이 나타나고 그 위에 올라서면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충혼탑 밑 애국용사들의 동상이 모습을 비춘다.


▲ 민주 열사의 혼이 깃든 충혼탑이 우뚝 서 있다.

2010. POPBUSAN


 그리고 올라왔던 계단 길로 뒤돌아 서면생전 처음 본 휘황찬란한 부산의 모습이 펼쳐진다. 민주 공원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낮은 산을 뒤덮고 있는 빼곡한 삶의 터전이 왼쪽으로는 푸른 바다 위에 떠있는 배들과 항구가 펼쳐져 있다. 병풍 막이 되어줄 것 하나 없는 그 곳에 맨 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있어도 눈앞에 펼쳐진 장관과 소음하나 없는 평화로움에 애국 용사들에 대한 감사함과 함께 부산에 대한 애정이 밀려오는 곳이다.


▲ 부산 시내 일부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민주공원.

2010. POPBUSAN


▲ 민주공원에서는 나들이를 즐기는 시민들을 볼 수 있다.

2010. POPBUSAN



 현 정권 이후 민주공원으로 가는 버스와 정류장 명칭이 ‘중앙공원’으로 개정되어 여러 단체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버스 정류장의 명칭이 어떠하건 언제나 부산 시민의 쉼터와 문화의 터전으로 민주공원과 중앙공원이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