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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정길 위에서,/부산, 투박함과 세련됨 사이

보고갤러리_사하구 당리동 [Pop Busan Reporter]



등록일자 : 2010-07-08 


 흔히들 그림은 배부른 사람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화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단시간에 눈과 귀를 사로잡는 뮤지컬이나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대중 문화에 익숙해서인지 미술과의 간격은 좀처럼 좁히기가 쉽지 않다. 현대에 와서 미술은 고고함을 벗어 던지고 대중과의 소통을 꾀하고 있다. 덕분에 그래피티(graffiti, 공공장소에 하는 낙서 등)와 같이 갤러리를 탈피하여 길거리 등에서 쉽게 미술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변화 이외에도 대중과 소통하려는 미술계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지고 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갤러리의 변화. 여기, 사하구에 유일 무이한 갤러리로써 新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며 오픈한 Bogo gallery 만나보자.  

▲ 상설전이 열리고 있는 보고 갤러리 내부 모습.



  보고 갤러리는 레스토랑 ‘피카소의 식탁’과 함께 운영되고 있다. 입구를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는 갤러리로 바로 통하는 입구가 나오고, 왼쪽은 피카소의 식탁, 오른쪽은 전통 차와 다기 세트를 판매하는 공간 및 편의점이 연결되어 있다. "사람이 배불리 먹어야 그림도 눈에 들어와요. 이 곳은 먹고, 마시고 나서 좋은 그림도 보고갈 수 있게 만들어진 곳이죠. 편안하게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공간이에요." 라며 고당(古堂) 위승진(남, 원장)씨가 ㈜ 보고 문화의 정체성을 설명했다.


▲ 여러 개의 파티션과 다양한 조명을 갖추어 작품에 맞게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정면: 진영섭 作)

 

  이러한 대표의 생각은 학창 시절부터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그림을 그려온 20여년 동안 생각해오던 것이라고 한다. 건축업계에서 일했던 그는 직접 인테리어에 참여하여 의도하는 공간을 정확하게 기획하고 만들어 냈다. 보고 갤러리는 애초에 갤러리만을 위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상적인 갤러리의 모습은 아니다. 천장, 벽, 바닥은 전시 작품을 위한 조명의 빛을 흡수하면서도 음악회 등을 위한 음향 시설을 위한 방음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카펫 소재를 일일이 덧대어 만들어 졌다. 또한 다양한 파티션을 활용해 각각의 상황에 맞춰서 공간을 자유자재로 분해하여 사용하고 있고, 이에 맞춰 조명 역시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 식사를 마치고 여유롭게 그림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때로는 갤러리가 다소 산만하다거나 상업적이라는 지적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최고의 갤러리 보다는 ‘다중 공감대’를 지향하는 그들의 의도가 가장 잘 표현된 이상적인 공간임에는 틀림 없었다. 또 기존 미술이 갖는 도도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 현재 순수회화전과 공예전 때 전시된 작품들이 상설 전시 되고 있다.



 올해 4월 16일 오픈 한 이곳은 ‘개관기념 6인 초대전’과 ‘6인 초대 공예전’을 치뤘다. 개관 기념전은 <김응기·김정호·오순환·정일랑·주정이·한성희> 6인의 순수 회화를 다뤘으며, 공예전에서는 <송명수·진영섭·박제덕·정희균·권상오·한장원>작가의 공예품들을 선보였다. 현재는 두 전시의 작품 일부를 전시 중이다. 기획전이 이미 끝나 전시 때 보다 다소 많은 작품이 들어와 있어 처음 들어섰을 때는 무엇부터 보아야 할지 난감해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든든하게 채운 배에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풍성한 작품들 속에서 눈에 쏙쏙 들어오는 작품들을 골라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보고갤러리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피카소의 식탁 내부 모습과 레스토랑 내부에 자리한 갤러리 입구.



 작품 설명을 부탁하자,“ 그림은 그냥 보고 느끼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에요” 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역시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고 그냥 느끼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었다. 전시장 입구에 각 전시에 대한 도록을 마련해 놓고 꼼꼼히 작가에 대한 프로필과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 및 작품 사진을 담았고, 전시장 내부의 천장에 설치한 TV 4대에도 간략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이미지와 함께 슬라이드 쇼로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큐레이터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원장님께 그림 설명을 부탁 드리면 흔쾌히 해드리고 있다고 하니 어려워 말고 요청해보도록 하자. 

 보고 갤러리는 현재 상설전을 열고 있지만, 곧 한국·프랑스·일본 3국 초대전을 열 계획이다. 현재까지 작가 섭외가 이루어지고 있다. 섭외된 프랑스 작가는 사다리 작가로 유명한 스테판 프라데-무니에(Stephane Fradet-Mounier). 그의 금속 청동 조각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 전시 계획 이외에도 10월에는 ‘보고 문화와 함께하는 강끝 마을의 재발견’ 이라는 프로그램을 시민들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사하구의 상징인 을숙도와 함께 보고갤러리의 거점인 당리동 앞 문화를 재발견함으로써 자연과 예술의 출발지가 되고자 기획한 것이라고 한다. 자세한 정보는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bogogallery)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 보고 갤러리의 외관 모습.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고갤러리의 입구가 정면에 있다.


▲ 대 도로가에 자리해서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보고갤러리. 멀리서 보면 빨간색 피타소의 식탁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Bogo Gallery는  최고의 갤러리보다 소통하는 갤러리를 지향하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예술적 공감대를 찾게 하겠다는 新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가지는 고집이 이 곳을 사하구민의 활발한 문화 소통의 장으로 만들어 주리라 기대한다. 앞으로도 대중과 미술의 만남이 이렇듯 이웃처럼 가깝고도 정겹게 지속되어 더욱 풍성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주소: 사하구 당리 1동 321-1번지, 리치빌딩 101호 (국민은행 옆)
문의: 051)206-8811



※ 이 글은 2010년 부산은행이 운영하는 문화포털 사이트 '팝부산'의 문화기자단 2기로 활동하며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