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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여정길 위에서,/부산, 투박함과 세련됨 사이

10학번 새내기들,그대들이 꿈꾸는 대학생활은?! [Pop Busan Reporter]


등록일자 : 2010-02-25


  숨막히는 고등학교와 꿈에도 나타나는 수능 후유증에서 겨우 벗어난 그대들이 꿈꾸는 대학 생활은? 아마도 한 때 ‘남자 셋 여자 셋’ 이나 논스톱과 같은 시트콤 등에서 보아왔던 자유롭고 개성이 넘치는 캠퍼스의 낭만을 꿈꾸고 있지는 않을까. 최근 ‘알몸 졸업식’과 같은 엽기적인 행위들 역시 자유를 억압받고 꿈을 펼치지 못한 고등학생들의 탈출 세레모니가 아니냐는 사회적 지적 일고 있다. 이런 그들에게 주어진 대학 생활의 자유가 자칫 방종과 방탕으로 변질되어 버리진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이들에게 훈계보다는 다른 방향으로의 조언을 주고 싶다. 10학번 새내기들에게 대학생활 최고의 지침서가 될 만한 인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잠시 방황도 했지만 자신의 꿈을 찾고, 최근 유수 대기업의 인턴 생활을 한 인물, 그로 인해 현실의 쓴 맛까지 보고 온 대학생 조기수 씨와 생생한 인터뷰를 가졌다.
 

▲ 편안한 미소를 가졌지만, 날카로운 분석력을 바탕으로 '마케터'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조기수 씨. 그가 밤샘을 밥 먹는 듯 하는 동아리 방 안.



  조기수씨(남,28)는 경성대 경영학과에 야간대학생으로 입학했다. 1년의 방황과 군대로의 도피 아닌 도피를 거치며 그는 진정한 대학 생활에 목말라 했다. “ 적어도 대학생이라면, 체 게바라를 우상으로 여기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 피를 토하며 토론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 대학생활을 꿈꿨었고요." 군대 생활을 하며 많은 자극을 받고 전역을 한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해가며 한 학기를 마친 결과 최고 장학금을 손에 넣었다고 한다. 그러나 ‘기뻐했겠다’는 예상과 달리 그는 ‘실망스러웠다’라고 입을 뗐다. 분명 열심히 했지만, 겨우 이 만큼의 노력으로 최고에 올랐다는 것에 실망이 컸다고. 


하지만 교내의 마케팅 공모전 동아리에 들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고 한다. “마치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조기수 씨는 그 곳에서 평소 꿈꾸던 대학 생활을 원 없이 했다고 한다. 특히 이 동아리에서 만나게 된 똑똑한 선배는 그의 학구열에 불을 붙여주었다고. 그리고 그 곳에서 ‘마케터(Marketer)’ 로서의 꿈을 키우며 자신만의 상당한 사고력과 실력을 쌓아왔다. 그의 다듬어 지지 않은 생각과 무쇠고집을 꺽어 가면서 선배들은 기꺼이 그와 손 발을 맞춰 주었고, 그 역시 그들의 선배들이 그러해왔 듯 동아리 방을 제 집 삼아 생활하며 한 달 넘게 공모전에 지원하길 몇 차례,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갖게 되었다. 


▲ 공모전을 준비하며 실력을 쌓은 그는 실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창성을 인정 받아 대기업 인턴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09년, 한 번 들으면 다 아는 유수 기업 K사와 A사의 인턴생활을 했다. 인턴 생활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마케터로서의 활동을 현실적으로 접하고 실력과 경험을 쌓았지만 조기수 씨는 그 만큼 쓰디 쓴 현실을 맛보았다. 


실력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그는 씁쓸한 현실을 털어놓았다. “ 제가 정말 실력이 있고 똑똑하면, '널 믿고 맡긴다, 부탁한다' 이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사회는 그리 녹록치 않았다. 정직원이 아니라서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극심한 경쟁 환경에 노출되는 인턴 제도의 한계 속에서 경쟁하면서도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다고. 그의 말을 들으니 뛰어난 능력이 다가 아니었다는 그의 말이 새삼 와 닿았다. 


“ 회사 안에서는 하고 싶은 말, 바른 말을 골라서 조심스럽게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부산 토박이인 그는 서울 사람들과 활동을 하며 서울 사람들의 부드럽게 돌려 말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능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평소 좋아하던 ‘스티븐 잡스’와 같이 요점은 간단하고 명쾌하게 정곡을 찌르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놓일 수 있다 여겨왔다고 한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과 부딪히고 위계서열이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대학생활의 낭만을 깨고자 시작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알고 맞이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꿈’꾸는 자가 아니라,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모든 것은 자신이 얼마큼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사소한 과제, 하물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있는 삶에서 방향을 잃고 헤맬 때, 자신이 가고자 한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의  중요성은 이루말 할 수 없다. 또 그가 겪었던 현실처럼, 어찌 보면 일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자신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조기수씨의 인터뷰를 통해 나를 비롯한 많은 대학생들과 새내기들이 후회 없는 대학생활을 보내길 바란다.


 
※ 이 글은 2010년 부산은행이 운영하는 문화포털 사이트 '팝부산'의 문화기자단 2기로 활동하며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