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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으로 눈뜨기/영상, 시공간 새롭게 읽기

위로가 비수로 돌변한 날이 떠올랐던, 그 겨울의 한 장면






얼마 전, 
안좋은 일을 겪은 절친한 친구에게서
너에게 그런 위로는 하나도 도움이 안된다는 소리를 들었고..
나름 조심스럽게 마음을 써 한 말에 도리어 그런 소리를 듣고는
그만 화가 나 펄펄 뛰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


다시 돌아가도 난 그렇게 말했을 거라고 했지만,
아직도 그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즈음 만난 장면



니가 뭔데 용서를 해?


송혜교 특유의 담백하고 깊게 마음을 후벼파는 대사였다.
위로를 받고싶었다고, 
다 잘될꺼야, 그까지꺼 별거 아닐꺼야-가 아니라
괜찮지 않아도 된다고, 울어도 된다는 위로가 듣고싶었다던 그녀의 말 ....


분명
좋은 위로와 그렇지 못한 위로는 존재하는가 보다.


아이같이 울어버린 조인성의 얼굴에..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주체할 수 없이 울어버린 내가 오버랩되었다.




모든 사람의 위로 방식과
모든 사람이 받고 싶어하는 위로는 제각각이겠지만,
다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큼은 진정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은게 모든 사람의 마음 아닐까?



간만에 온 동생에게 아픈 맘을 이야기 하자,
동생이 뱉은 조심스럽고 따뜻한?! 조언에 그만.. 울어버린 나이지만,
무작정 긍정적인 것도, 시리게 아픈 것도 아닌 따스한 그 위로의 정체를 찾고 싶다.


어쩜, 듣는 이의 마음에 달린 것 같기도 하고..
울어버린 다음날, 나는 굉장히 예민했던 그 밤이 부끄럽기도 했으니깐..
또 요즘 유행하는 힐링바람을 비판하며 약해지지 말고 냉정하고 치열해져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너무 나약한 마음자체가 문제인가 싶기도 하고.. 



여튼
보는 눈과 귀가 너무나 즐거운,
적당한 공백과 적당한 긴장감과 적당히 가슴을 깊숙이 후벼파는 이야기가,
고독, 존재의 이유, 진짜 사랑과 같은 인간의 반복되는 질문을 잔잔이 던저주는 대사가,
너무나  좋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