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설국 열차 이후로 가장 목빠지게 기다렸던 영화 관상!!!
역시나 너구리상 조정석이 시작부터 빵빵 터트려줬당.
사실 납득이 이미지가 강해서~ 연기신 송강호 앞에서 어쩌려나 생각했다.
그냥 감초 정도의 역활로만 기대했는데..
이게 왠걸 -
거지꼴로 나타나 나를 놀래킨 이종석에 대한 어색함을 단 몇 분만에 없애버리고-
상황과 캐릭터를 극으로 끌어당겼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천만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1. 단 하나도 버릴 수 없는 캐릭터와 탄탄한 배우들.
: 이건 한국형 블록 버스터로 칭해도 좋을 것 같다. 헐리우드식 스케일은 지겹다.
단 하나의 조역도 허투로 쓰지 않은- 캐릭터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한국 관객을 끌어모을 것이다.
심지어 이게 저예산 영화란다. 믿어지는감???? @_@ 이게 바로 한국영화의 힘이다..아 뿌듯해 ㅠㅠ
영화 개봉 전 수익금 50%를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니.. 더 할 나위없이 완벽한 영화당.
특히, '이리' 그 자체였던 수양대군-
이정재의 연기는, 감히 그의 인생에 최고의 연기였다 칭해주고 싶을 만큼 대단했다.
잠에서 깨어난 그가 - 이리의 소리를 내며 어슬렁 나올 때,
정말 이리가 걸어나오는 듯 만화같은 판타지를 느꼈을 정도.
2. 영진위 시나리오 대상에 빛나는 탄탄한 스토리
: 허영만의 꼴을 생각 하고 영화를 보러 갔던 나- (영화보기 전 사전정보 습득을 되도록 피하는 타입;;)
관상에 대한 지식이나 줄줄 읊는건 아닌가 내심 걱정했는데~
다양한 케릭터와 스토리에 보다 필연성과 재미를 부여해주는 요소로 쓰였다.
특히, 짦지만 강렬했던 문종을 연기한 김태우씨가 -
관상이란 것이 - 백성에게 희망을 주는데 쓰여야지, 그런 것에 쓰이면 안되지-
머 이런 말로, 자칫 관상 그 자체에 대해 포커스를 옮아가는 것을 경계하고 억눌러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강렬한 소재를 가진 극들이 그 소재를 어정쩡하게 혹은 불필요할 만큼 디테일하게 다룸으로서
관객을 피곤하게 하는 영화가 많은데-
그런면에서 한재림 감독의 절제된 연출과 탄탄한 시나리오의 힘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3. 오늘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적 메세지와 듬직한 메신저 '송강호'
그러나, 말미에 가서 이 영화의 완성도를 100%로 끌어올린 것은 역시나 송강호였다.
이 영화가 '관상'으로 끝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수 많은 스토리와 캐릭터의 바다 속에서도 그가 잃지 않는 균형 덕분이었다.
짧은 컷컷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났으며, 그의 시선으로 묵묵히 시대의 풍파를 지켜볼 수 있게 해줬다.
덕분에 영화는 조잡한 역사적 fact의 나열체가 아니라, 시대극이 되었고-
환타지가 아니라 - 오늘을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우리가 살면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선택의 순간과 -
각자가 다른 성품으로 겪는 혼란과 그 선택의 결과물들 -
그리고 그 것을 책임지고 살아가는 삶의 여정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 총평
설국열차를 너무 오래도록 기다려왔고-
낭궁민수"의 여운도 오래갔기 때문에, 새로운 캐릭터로서 관상가 '내경'(송강호)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우려했다.
거지꼴을 하고 나타나선, 세상에 무관심해 보이는 그의 첫 등장에서도 남궁민수를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조정석이 한 발 먼저 우리를 조선시대로 뚝딱 데려다 놓았고-
김혜수, 백윤식 등 탄탄한 배우들의 살아있는 캐릭터들로 이야기의 중심이 옮겨가며-
송강호는 그렇게 관계 속에서 '내경'이라는 관상가를 빚어냈다.
그리고 어느새, 이정재와의 대립 관계 등 촘촘한 존재감을 빛내면서 끝까지 이야기의 균형을 잃지 않게 했다.
자칫 많은 주연급 조연들 속에 원톱이 될 수도- 혹은 파묻혀버릴 수도 있었을 텐데,
역시나 그의 존재감은 영화의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 처럼, 강약이 잘 조절되 감동과 여운이 있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메세지 혹은 특별한 시선이 없는 영화는 아무리 웰메이드라 해도 낮은 점수를 준다.
( 나우유씨미 마술단 같은 영화?! ㅎㅎ)
근데, 이 영화는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큰 메세지를 던지는 아주 영리한 영화였다.
그런 면에서 광해보다도 한 수 위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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