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2008/06/24 20:41
시간을 되돌린 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기록이라는 것, 기억이라는 것….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주인공 소녀 가즈코는 타임리프라는 능력을 자신을 원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사용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 그러나 그 변화를 이겨내기 위해서 소녀는 변해야하는 아이러니..자신의 답답한 처지를 단짝 친구 고로와 가즈오에게 용기를 내어 털어놓고, 자신의 상황을 설득시키기 위해, 지진, 화재의 사고를 예견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고로와의 교통사고 현장까지 무사히 피한다.
- 이렇게 조금씩 성장했기에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얻게 되어 친구를 위험에서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아닐까? -
그리고는 후쿠시마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 평소 타임리프나 텔레포테이션에 관심이 있던 선생님은 가즈코가 타임리프의 능력을 다시 사용해 시간을 돌리고 가즈코가 그 능력을 얻게 된 그 사건현장으로 돌아가야 함을 알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의 타임리프 능력을 되돌리기 위해 “철물이 위에서 떨어진다”고 거짓말을 하여 극한 상황을 연출한다.
덕분에 가즈코는 피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갖고 정말 시간 도약을 해서 자신이 처음 라벤더 향을 맡고 그 능력을 얻게 되었던 실험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날 새벽으로 돌아간다.
숨죽여서 기다리고 있던 가즈코는 많은 갈등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그녀 깊숙이 놓여있던 두려움이라는 녀석과 부딪힌다.
성장은 가장 큰 고통 혹은 두려움과 맞서 싸워 이길때라 여겼던 나는 그 두려움과 고통과 만나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성장을 돕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동시에 성장이라는 것은 한 순간의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 그런 무수한 시간들의 반복이며 지금의 나 역시 성장해가고 있고 그래서 이런 소설에 내게 자극이 되고 그런 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것 같다.
그래서 주로 거창하진 않지만 소소한 일상의 깨달음이나 성장의 과정을 통해 날 돌이켜보게 하는 일본소설의 이야기 방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여하튼, 가즈코는 내 기대와는 달리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가즈코가 스스로의 나약함을 비난하고 있을 때, 가즈오가 나타나서 자신이 그녀가 찾던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야기의 클라이막스 부분이라고 여겼던 나는 맥이 쑥 빠져버렸다. 그렇게 찾고 찾았던 사람이 고작해야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 4명 속에 한명이라니… 하지만 가즈오가 너무도 태연스럽고 무심하게. “그럼 이야기 할게. 맞다, 그전에 시간을 멈춰두자. 누군가가 오면 안 되니까”라고 하고선 시간을 멈춰버리고 들려주는 이야기들과 저가슴 저릿한 순수한 사랑….
나는 가즈오가 설명하는 타임 리프 이야기를 들으며 이것이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무한 리메이크 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야기는 가즈코가 상황과 맞부딪치면서 고민하는 것들과 가즈코의 성장과 동시에 타임리프와 텔레포테이션 능력에 대한 고찰의 흐름에 맞춰 진행된다. 또한 인물들의 성격은 [ 가즈오: 몽상가. 꿈꾸는 듯한 눈빛에 침착한 표정 / 가즈코: 겁이 많다, 상냥하고 귀엽다. 어른스럽게 행동하려 하는 구석이 있다./ 고로: 공부는 잘한다. 노력가에 생각하는 대로 거리낌 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타입] 으로 설명되어지는데 주로 작가의 직접적인 서술이 이야기 서두에 있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행동 속에서 비춰준다.
이야기는 SF적인 요소가 많아서 주로 인물들의 성격이나 감수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다만, 주인공 가즈코가 타임리프 능력을 얻게되면서 내면의 조용한 변화와 가즈오의 고백 후 느끼는 사랑의 감정만을 도드라 지게 표현하는 것이 두드러지는 인물의 성격표현이었다.
나머지는 타임리프가 어떤 것이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르는 교훈 같은 것들을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이런 소설의 탄탄한 구성력과 풀어내진 않았지만, 시공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만나면서 겪는 주인공과 친구들의 성장과정, “미래에서 온 소년과의 사랑” 등등의 재미난 소재가 가득한 이 이야기가 몇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리메이크 되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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