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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으로 눈뜨기/여행, 느리게 걷기

Prolog. 'Life is a Beautiful Journey'



간만에 떠나는 '여행다운' 여행이었다.
일정을 짜고, 티켓을 예매하고, 짐가방을 꾸리고, 주변인들에게 일주일쯤- 멀리 다녀오겠노라고 간단하게 인사도 했다. 친한 친구 녀석이 조심하라며 치한용 스프레이와 간단한 비상용 식량을 챙겨주니, 정말 내가 떠나구나, 실감이 났다.


Ticket은 코레일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일로' 티켓을 구매했다.
-> 만 20~24세를 대상으로 KTX를 제외한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를 일주일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머니는 가벼우나 모험을 즐기는 대학생을 메인 타겟으로 한 여름 방학에만 판매하는 시즌 상품이다. 가격 55,700₩ ( 가격도 매년 조금씩 변동 )
 
올해가 3회째로 알고 있는데, 나는 제작년부터 알고는 언젠간 떠나야지, 떠나야지 했는데, 4학년이 되서야 정말 떠나게 됐다. 역시 삶은 짧다. 늘 '카르페디엠'의 정신을 잊지 말아야해, 하고 반성한다.

'Life is a Beautiful Journey' 라더니 '진짜' 여행은 그 동안 살아온 삶과 앞으로의 삶을 성찰하는 데 있어, 진정한 나를 만나게 해주는 것 같다. 역시 삶과 여행은 뗄 수 없는 관계구나, 생각한다.




겨우 일주일간의 여행이었고,
여행을 다녀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얼마나 미미한 기간인가, 마치 꿈을 꾸고 난 것 같다.
하지만, 그 짧은 여행이 내겐 매년 새해 초, 늘 앓고 지나가는 몸살치레 처럼,
많이 힘들었지만, 그렇게 잔뜩 앓고 다시 만나는 세상을 꼬옥 껴안을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여행을 다녀와서, 글을 다시 쓰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삶에서 쫓기기 시작했다. 분명 원하는 데로 살아간다 믿었지만, 자꾸 뒤돌아보고 불안함에 떨기도 하고, 훽훽 고개를 돌려 주변을 쳐다보았다. 어느 새 새로운 삶에 익숙해져 1년전에 나는 감히 짐작조차 못하겠고, 그 속마음 조차 아리송한 미스테리로 남겨지기 까지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도 좋다.
내가 만들어 온 모습, 분명 많이 컸고, 언제나처럼 아름답다.
자신을 긍정하진 않아도,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진 않아도,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은 아는 사람.
어리석지만 나는 내가 아름다움을 가졌음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Yes'라고 답할 수 있다.


요즘 즐겨보는 "Ugly Betty"의 베티는 이런 나에게 큰 에너지를 준다.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걸어가고 있지만,
가족과 상사와 친구들과의 행보에 조금 멀리 길을 벗어나기도 한다.
늘 최고이지만, 자신을 늘 의심하기도 하고-
가끔을 아직 씻어내지 못한 열등감에 사로잡혀있기도 한다.
사랑을 하고, 실패도 하고, 배신 당하기도 하고, 완벽한 삶을 가지진 못했지만, 
그녀는 늘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믿는다. 

막 여행에서 돌아와 다음날 어글리 베티, 시즌3를 보았다.
나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던' 여행에서 막 돌아온 이였고,
그녀 역시 마찬가지 였다.

아이디어북을 한 가득 안고 돌아오고, 집 마련하기, 승진하기, 남자관계에 연연하지 않기" 를 외치던 그녀는 세가지 꿈의 첫번째, '뉴욕에 내 집 마련하기'를 실행하려고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상상속과는 많이 다르지만, 나만의 현실로 만들어 가는데- ;과감한 실행력' 따뜻한 주변인들의 배려 그리고 그녀만의 따뜻하지만 재치발랄한 아이디어가 늘 함께했다.

이번 여행이 내게 가져다 준 것은 뭘까?
많이 고민했는데- " 나다움을 찾으라 "는 과제만 잔뜩 안고 돌아온 것 같다....^^

아, 서두가 너무 길었네,,
이쯤에서 그만하구, 여행기를 시작해 봐야겠다^^